
링크드인에서 접한 클로드 해커톤
요즘 링크드인을 자주 본다. 이유는 단순하다. 클로드(Claude) 관련 꿀팁들이 링크드인에 미친 듯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클로드 관련 최신 정보를 얻으려면 링크드인만 한 곳이 없었다. 덕분에 클로드 코드 관련 여러 가지 팁, 사용법, 워크플로우 같은 것들을 꾸준히 건져 올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링크드인 피드에 올라온 글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다.
AI Agent 해커톤

해커톤, 나가게 된 이유
평소 링크드인에서 클로드 관련 팁을 주고받던 지인들이 있었는데, 마침 이 해커톤 소식을 보고 "같이 나가볼까?" 하게 되었다. 팀이 꾸려졌고, 우리는 해커톤에 참전하게 됐다.
해커톤 개요는 이랬다:

- 주최: Seoul AI Builders
- 날짜: 2월 7일 토요일, 12:00 ~ 17:45
- 장소: 서울창업허브 공덕 세미나실
- 미션: Claude Agent SDK로 하루 만에 동작하는 AI Agent를 만들고, 웹에 배포까지!
- 우승 상품: 팀원 전원 Claude Max plan 1개월 gift card 🏆
Claude Agent SDK가 뭔데?

이 해커톤의 핵심은 Claude Agent SDK였다. 간단히 말하면, Claude Code를 구동하는 그 똑같은 엔진을 라이브러리로 쓸 수 있게 해주는 녀석이다. 원래 "Claude Code SDK"란 이름이었는데, 코딩 외에도 리서치, 비디오 생성, 노트 정리 등 범용적으로 쓸 수 있다 보니 "Claude Agent SDK"로 이름이 바뀌었다.
핵심 설계 원칙은 심플하다: AI 에이전트에게 컴퓨터를 줘라. 터미널과 파일 시스템 접근 권한을 주면, 에이전트가 파일을 읽고, 명령을 실행하고, 웹을 검색하고, 코드를 편집하고... 사람이 하는 것처럼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빌트인 도구로 파일 읽기/쓰기, 명령 실행, 코드 편집이 이미 들어있어서 별도의 툴 구현 없이도 바로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Moru — 클라우드 샌드박스

해커톤 주최 측에서 제공한 스타터 레포에는 Moru라는 오픈소스 클라우드 런타임이 연동되어 있었다. Moru는 AI 에이전트에게 완전한 리눅스 VM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각 에이전트 세션마다 격리된 microVM(Firecracker 기반)을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파일 읽기/쓰기, 셸 명령 실행 등 일반 리눅스 머신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수 있다.
왜 이런 게 필요하냐면, Claude Agent SDK를 웹에 배포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샌드박스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에이전트가 서로 영향을 주지 않도록 격리된 환경이 필요하고, Moru가 그 역할을 해준다. Docker 이미지를 기반으로 VM 스냅샷을 만들어두고, 새 VM을 띄울 때 그 스냅샷에서 재개하는 방식이라 샌드박스가 뜬다.
아이디어 회의 — 뭘 만들지?
팀원들이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후보가 꽤 많이 나왔다.
- 채용공고 크롤링 챗봇 — 여러 채용 사이트 정보를 긁어와서 대화하며 자기한테 맞는 공고 추천
- 여행 정보 비교 에이전트 — 항공권·숙박 정보를 크롤링해서 견적 비교, 채팅으로 구체화
- AI 사주 상담 챗봇 — 생년월일 입력하면 사주 분석 & 상담
- AI 뉴스 모아보기 — 관심 분야 뉴스 자동 수집·정리
- 학습 자료 큐레이션 에이전트 — 주제를 입력하면 유튜브, 인프런 등에서 강의를 찾아 커리큘럼을 짜주는 서비스
최종적으로 선택한 건 5번, 학습 강의 큐레이션 에이전트였다.
왜 학습 큐레이션이었나
아무래도 우리 팀원 다 취준생이다 보니 요즘 공부할 게 미친 듯이 많다. 예를 들어 Redis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정보 포화의 시대다. 너무 많은 자료가 인프런, 유튜브, 책, 블로그 등에 흩어져 있다. 어떤 건 입문용이고 어떤 건 심화용인데, 이걸 하나하나 찾아서 순서 맞게 정리하는 것 자체가 일이다.
"이런 것들을 커리큘럼으로 딱 짜주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아이디어가 출발했다.
구상한 흐름은 이랬다:
- 심층 인터뷰: 사용자의 현재 수준, 학습 목표, 하루 가용 시간, 선호 언어 등을 파악
- 커리큘럼 설계: 선수 지식 갭 분석 → 토픽 분해 → 난이도별 단계 배치
- 자료 탐색: 단계별 키워드로 유튜브 등에서 영상/플레이리스트 검색
- 큐레이션: 품질 평가 + 커리큘럼 매핑 → 맞춤형 학습 로드맵 생성
계획 수립 — Superpowers의 brainstorm

아이디어를 정한 뒤, 먼저 클로드와 대화하며 기획을 구체화했다. 여기서 활용한 게 Superpowers라는 Claude Code 플러그인의 brainstorm 기능이다.
Superpowers는 Claude Code에 스킬 프레임워크를 입히는 플러그인인데, 그중 brainstorm 스킬은 코드를 작성하기 전에 아이디어를 질문을 통해 정제하고, 대안을 탐색하고, 설계 문서를 섹션별로 검증한 뒤 저장해주는 워크플로우다. 덕분에 두루뭉술했던 기획이 꽤 깔끔한 마크다운 문서로 정리됐다.
brainstorm → plan → implement — 이 흐름이 Superpowers의 핵심 워크플로우인데, 해커톤처럼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어서 유용했다.
구현 — Opus 4.6과 Agent Team의 등장
구체적인 계획 문서가 나오고, 이제 본격적으로 구현에 들어갔다. 그런데 마침 해커톤 전날인 2월 6일에 Claude Opus 4.6이 출시됐다. 따끈따끈한 신모델과 함께 나온 기능 중 하나가 바로 Agent Team이었다.
Agent Team이란?

Agent Team은 Claude Code의 리서치 프리뷰 기능으로, 하나의 오케스트레이터 에이전트가 여러 개의 서브 에이전트를 동시에 돌릴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각 서브 에이전트는 자기만의 tmux 패인에서 독립적으로 실행되며, 고유한 컨텍스트 윈도우를 갖는다. 서로 직접 소통도 가능하고, 공유 태스크 리스트에 접근할 수도 있다.
쉽게 말하면, 혼자서 순서대로 일하던 AI가 이제 팀을 꾸려서 병렬로 일하는 것이다. 리드 세션이 작업을 분배하고, 각 팀원이 자기 파트를 맡아 동시에 처리한 뒤, 결과를 합치는 구조다.
환경 변수 CLAUDE_CODE_EXPERIMENTAL_AGENT_TEAMS=1로 활성화할 수 있고, 각 에이전트 인스턴스가 별도로 과금되기 때문에 토큰 비용이 올라가지만, 복잡한 작업을 병렬로 처리할 때는 확실히 빠르다.
같은 팀원 중 히포가 이 Agent Team 기능을 먼저 써봤다면서 추천해줘서, 우리도 이걸 적용해 봤다. 출시 다음 날 바로 실전 투입이라니, 이런 게 해커톤의 묘미 아닐가용.
각각의 서브에이전트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신기했다. 오케스트레이터가 "너는 이거 해, 너는 저거 해" 시키면 각자 자기 tmux 패인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 tmux 기반이라 리눅스/맥에서는 잘 돌아가는데... 윈도우에서는 어떻게 쓰지? 이건 나중에 좀 더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코드리뷰, 그리고 시간과의 싸움
Agent Team을 써서 구현을 진행하고, 코드리뷰까지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응답값을 제대로 화면에 내보내지 못한 것이다. Agent SDK에서 나오는 응답을 채팅 UI에 스트리밍하는 부분에서 막혔다.
그리고 앞서 plan 세우기, brainstorm, 코드리뷰 등에 시간을 꽤 많이 쓴 탓에 결국 시간 안에 완성하지 못했다. 😢
돌이켜보면 욕심이 좀 과했던 것 같다. 사실 Claude Agent SDK 내부적으로 유튜브 데이터를 가져오게 하면 됐는데, 외부 YouTube API까지 발급받아서 연동하려고 하다 보니 복잡도가 확 올라갔다. 단순하게 갔으면 시간 내에 충분히 될 수 있었을 텐데... 이게 해커톤의 함정이다.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일단 돌아가게 만드는 것"을 방해한다.
세 명이 해커톤, 한 대의 컴퓨터
그리고 이번 해커톤에서 특히 느낀 점이 하나 더 있다.
세 명이 팀으로 해커톤에 참여했지만, 사실상 한 명의 컴퓨터에서만 작업을 진행했다. Claude Code를 하나의 세션에서만 돌려야 했으니까.
이 부분이 특히 고민되는 포인트다. 다시 이런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해커톤을 한다면:
- 여러 명의 에이전트를 동시에 돌리며 어떻게 협업하지?
- 그 컨텍스트를 완벽히 공유하려면?
- main 브랜치에 문서(마크다운)를 다 올려두고, 각자 에이전트를 별도 브랜치에서 돌리면 되려나?
- 근데 해커톤은 처음부터 코드를 쌓아 올려야 해서, base 코드는 결국 한 사람의 에이전트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지 않나...
이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할 과제인 것 같다. AI 시대의 페어 프로그래밍이랄까.
다른 팀들의 발표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놀라운 완성도로 결과물을 보여주신 분들이 정말 많았다.
그중에서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여행 추천 에이전트였다. 단순히 "여기 가세요"가 아니라, 어디 갈지 모르겠고 애매한 사람을 대상으로 대화를 통해 사용자의 타입을 파악하는 아이디어가 기발했다.
"동적 가중치 시스템 (Dynamic Weights)"이라는 개념이 쓰였는데, 대화 맥락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서 5가지 핵심 지표의 가중치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비싸도 편하게 가고 싶어"라고 말하면

이런 식으로 가중치가 동적으로 바뀌면서, 그 사람에게 딱 맞는 여행지를 추천해주는 거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사람인지, 편안함을 중시하는 사람인지, 리뷰를 중시하는 사람인지 대화하면서 파악한다니 생각치도 못한 접근이었다.
느낀 점
해커톤은 짧았지만, 얻은 건 꽤 많았다.
다른 사람들이 AI를 쓰는 방식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 같은 도구를 쓰더라도 접근 방식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는 걸 체감했다. 누군가는 단순하게 가서 빠르게 완성했고, 누군가는 복잡하게 갔다가 시간에 쫓겼고(그게 우리...), 누군가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발표 중에 Oh My Claude Code라는 도구를 다른 분이 쓰시는 걸 봤는데, Claude Code에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을 입힌 플러그인이더라. 28개의 특수 에이전트와 40개 이상의 스킬이 있고, Claude, Gemini, Codex를 조합해서 쓸 수도 있다고. 이거 나중에 꼭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해커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완성하는 것이다. 아무리 기획이 좋아도 돌아가는 게 없으면 의미가 없다. 다음에는 꼭... 일단 돌아가게 만들고, 그 다음에 욕심을 부리자.
하여튼 재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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